(사진=작가마을 제공)
(사진=작가마을 제공)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뚜렷한 민족주의 사관을 지닌 김석주 시인의 시집 『세상 그리기』(작가마을 펴냄, 1만 원)가 나왔다. 그는 1997년 직접 일본에 건너가 일본인의 역사 왜곡에 대한 회개를 촉구하는 ‘거리 시화전’을 열어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시와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1997년 4월 13~19일에는 직접 일본에 건너가 큐슈 일원에서 ‘일본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거리시화전’을 개최했고, 2001년 5월 5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한 항의 시화전 ‘역사의 소리’를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했다. 5부로 나눠 80편을 실은 이번 시집에서도 제5부 ‘역사의 소리’를 통해 일본의 잘못된 관행을 꾸짖는 시편을 모았다.

후기 ‘시집을 내면서’에서 그는 일본을 다룬 시편에 대해 그들을 미워하고 저주해서가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이었다는 것과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박애주의 입장에서 썼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시가 오래 참고 버티면서 이겨낸 자의 보람과 기쁨을 전하는 도구로 인정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보이는 대로 열심히 그렸다”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선진국으로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화적임을 직시한다. 꾸미거나 가식 없이 시인은 눈에 비친 세상을 그저 펜으로 그렸을 뿐이다. 그런 만큼 세상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이번 시집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하겠다.

김석주 시인은 1946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대구상업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67년 수유리성당에서 영세(세례명-베드로)를 받았다. 1986년 《시의 길》 1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7년 《부산시조》 신인상으로 시조 창작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집으로 『조선고추』, 『우리들의 아침』, 『땅을 치고 가슴을 치며』, 『곡예사의 피리』, 『아버지와 꿈』, 『풀꽃들의 노래』, 『함성』, 『뿌리 찾기』가 있다. 시선집 『행복한 사람들』을 출간했으며 시조시집으로는 『망부석』과 『세월의 소리』를 상재했다. 문예시대 작가상(2000)과 부산가톨릭문학상(2012)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