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박제영 (시인 출판인)
오탁번 선생님께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올봄에 춘천 가면 보자고 하셨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황망합니다...
***
탁본, 오탁번
오탁번 선생님 뵈러 장인수 시인과
애련리 원서문학관 갔던 건데
성과 속을 오가며
시와 문학과 우리말의 정수를 회 뜨시는
선생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는 시종 울다 웃다 취했던 건데
햄릿의 그 유명한 독백
<투비 오어 낫 투비>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요렇게 해석하는 놈들은 죄다 가짜여
웃기고 자빠질 일이지
<기여? 아녀? 좆도 모르겠네>
요게 진짜여
이 대목에서는 그만
배꼽을 잡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는데
돌아오면서 생각하는 거다
탁본을 뜨려면
詩알이
오탁번 정도는 돼야지
아무렴
알 만한 이는 다 아는
공공연한 이 바닥의 비밀
어탁語拓을 뜨려면
詩붕語,
시붕어 중에서도
오탁번이지 암만
***
선생님, 이곳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부디 그곳에서도 환하게 웃고 계시길요...
- 2022년 2월 15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