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문장과 세밀한 내면 묘사, 서사적 완결성"

 

        (조경란 작가. 사진=문학사상 제공)
        (조경란 작가. 사진=문학사상 제공)

[문학뉴스=강현 기자] 제47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조경란 작가의 단편 ‘일러두기’가 선정됐다.

이상문학상 주관사인 문학사상은 “도시 변두리 동네의 이웃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배경처럼 펼쳐내면서 각박한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주인공의 내면 의식의 변화를 꼼꼼하게 챙겨 보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였다”며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를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대상에는 상금 5천만원이 주어지며, 우수상을 받은 작품들과 함께 다음달 중순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상금 500만원이 주어지는 우수상에는 작가 김기태의 ‘팍스 아토미카’, 박민정의 ‘전교생의 사랑’, 박솔뫼의 ‘투 오브 어스’, 성혜령의 ‘간병인’, 최미래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이 선정됐다. 이상문학상은 지난 1년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일러두기’는 이혼과 퇴사 뒤 대도시 변두리 마을에서 아버지가 하던 복사가게를 떠맡게 된 재서와 길 건너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독신녀 미용이 주인공으로 글을 통해 서로 알아가고 특히 미용의 과거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간결한 문장과 세밀한 내면 묘사가 이 소설의 서사적 완결성에 문체의 힘까지 덧붙이고 있다”며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다.

작가 조경란(55)은 1996년 단편 ‘불란서 안경원’으로 신춘문예 등단한 뒤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가정 사정’ 등 단편집과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등을 출간했다.

조 작가는 그동안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하는 등 대표적 중견작가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어느 위축된 밤에 이런 일기를 쓴 적이 있다. 환호도 기대도 독자도 청탁도 없이 혼자만 읽는 것 같은 단편소설을 줄기차게도 쓰고 있다고”며 “이 상 덕분에 오랜만에 제 소설이 독자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이 소중한 기회는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