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뉴스=남미리 기자] 1999년 월간 《심상》으로 등단한 이정란 시인의 다섯째 시집 『나는 있다』(여우난골)가 시인수첩 시인선 82번 책으로 나왔다.4부로 나눠 모두 62편의 시 작품을 실은 이번 시집은 『이를테면 빗방울』(문예중앙, 2017) 이후 6년 만의 작품집으로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이정란 시인의 시작 과정을 살펴보면 경이롭다고 평가한다.첫째와 둘째 시집인 『어둠·흑백주가 있는 카페』와 『나무의 기억력』은 전통적인 시적 문법에 의지해 외부의 사물과 풍경이 촉발하는 정동과 인식의 변화를 그렸다고 한다면, 셋째 시집인 『눈사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경영학을 전공한 뒤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한 뒤 문학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펼쳐가고 있는 서혁수 시인이 첫 시집 『준비하며 살다보면(If we live and preparing)』(한국문학세상 펴냄)을 출간했다.시인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시적 감성과 진지한 사유와 함께 인생의 통과제의(passage rites, 通過祭儀)로 엮어내고 있으며, 이번 시집에는 1부 탄생의 기쁨, 2부 출세의 길, 3부 여가생활과 여생, 4부 인생 여러 단계를 준비하며 살다보면, 5부 영원한 세계로 모두 88편의 시(詩)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 발행인을 맡고 있는 배재경 시인이 10년 만에 시집 『하늘에서 울다』(작가마을 펴냄, 1만 원)를 작가마을 시인선 58번으로 펴냈다.이번 시집은 그동안 써온 시들 중에서도 특히 항일시를 비롯해 제국주의와 사회비판 시들 34편을 3부로 나눠 모은 점에서 다른 시집들과 구별된다.작품들은 대부분 부산에서 서울까지 비행기로 40분이면 이동하는 손바닥만 한 조국, 대한민국의 서글픔을 노래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강대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조국에 대한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뚜렷한 민족주의 사관을 지닌 김석주 시인의 시집 『세상 그리기』(작가마을 펴냄, 1만 원)가 나왔다. 그는 1997년 직접 일본에 건너가 일본인의 역사 왜곡에 대한 회개를 촉구하는 ‘거리 시화전’을 열어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시와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1997년 4월 13~19일에는 직접 일본에 건너가 큐슈 일원에서 ‘일본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거리시화전’을 개최했고, 2001년 5월 5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일본의 교과서 왜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1999년 등단한 송진 시인의 새로운 시집 『럭키와 베토벤이 사라진 권총의 바닷가』(작가마을 펴냄, 1만 2000원)가 ‘사이편현대시인선 16번’으로 나왔다.송진 시인은 최근 5년 사이 시집 다섯 권을 펴낼 정도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매일 한 편의 시를 쓴다고 알려진 시인의 저력을 상상하면 오히려 시집 숫자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이번 시집은 4부로 나눠 모두 108편의 시를 한 권으로 묶었다.더욱이 일기처럼 매일 써내는 시편들은 한국 시단의 물결을 바꿀 정도로 신선하다는 평을 받는다.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박세현 시인이 열다섯째 시집 『自給自足主義者(자급자족주의자)』(경진출판, 1만 원)를 최근 펴냈다.시집을 살펴보니 시인에 대해 알리는 것은 다음과 같은 짧은 두 문장이 전부다.“강릉과 서울을 오가며 살고 있음시문집 26권 납품”시인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책을 넘긴다. 차례를 보니 게재된 쪽수를 함께 기록한 작품은 모두 60편이다. 시인의 정체를 알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시대상에 일일이 반응하는 듯싶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것이 무(無)라는 듯 체념의 마음을 내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시쓰기에 방법이 없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김미선 시인의 새 시집 『해독의 지느러미를 헤쳐간다』가 ‘사이편현대시인선 15번’으로 발간됐다. 2010년 《불교문예》로 등단한 이후 펴내는 셋째 시집이다.김미선 시인의 시는 무엇보다 오밀조밀한 내밀함이 돋보인다. 시인의 정서적 지층은 낮은 물결처럼 잔잔하지만 잘 짜인 그물처럼 탄력적인 서정성으로 확장된다. 그만큼 시인이 지닌 내면적 깊이가 샘물처럼 맑다는 방증이다.특히 이번 시집에서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언어의 구사가 자유로운 가운데 서정적 밀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는 보편성에서 시적 화자의 완결성으로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김명옥 시인의 넷째 시집 『옹알옹알 꽃들이 말을 걸고』가 ‘사이편현대시인선 14번’으로 나왔다.199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명옥 시인은 그동안 시집을 많이 내놓지는 않았다. 모두 네 권을 묶었으니 대략 7년여 만에 시집을 한 권씩 펴낸 셈이다. 그만큼 시 한 편에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다고 할 수 있겠다.이번 시집에도 역시 길고 긴 낭하를 건너는 듯한 긴장된 시어들이 모여들어 있다. 한순간 부서질 것 같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가진 시어들의 군무는 잔잔한 파열음을 내며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작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해안에 파도가 밀려오듯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항상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몰려온다. 그 과정에서 시인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자신이 지녀온 생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변화의 물결에 따라 생각의 틀을 바꿔나가기도 한다.김비주 시인은 그러한 새로운 사유로 엮어낸 작품 57편을 묶어 시집 『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를 펴냈다. 상상인 시인선 19번 책이다. 가격 1만 원.1부 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 2부 나무는 비를 감추고, 3부 꿈의 복원, 4부 무지개 피는 계절 등으로 나뉜 시집에는 주변의 풍경이
[조용호의 문학공간] 봄부터 가을까지 내가 한 일은/ 그동안 쓴 시들을 고치고 주무르다가/ 망가뜨린 일이다/ 시는 고칠수록 시로부터 도망쳤다/ 등 푸른 물고기떼 배 뒤집고 죽어 가듯이/ 생명이 빠져나갔다// (…)// 나는 울다가 눈을 떴다/ 그래 이대로 절뚝이며 살아라/ 나 또한 헛짓하며 즐거웠다/ 나는 시들을 자유로이 놓아주었다/ 부서진 욕망, 미완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 불온한 생명이여/ 어쩌다 내가 기념비적인 기둥 하나를 세웠다 해도/ 얼마 후면 그 기둥 아래/ 동네 개가 오줌이나 싸놓고 지나갈 것을 ('망각을 위하여') 문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손애라 시인의 네 번째 시집 『46억년의 바다를 지나 그가 온다』(작가마을 펴냄, 1만 원)가 나왔다. 모두 55편의 작품을 4부로 나누어 실은 이번 시집은 한층 높아진 시인 자신의 내밀성과 언어의 치밀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시가 던지는 화두가 사회적으로 큰 주제를 지닌 것은 아닐지라도 시인이 추구하는 섬세한 감각의 더듬이가 일반 독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가 더듬어가는 물활론적 세계와 인문학적 감성의 층위를 따라가다 보면 작은 부분도 헛되이 흘러보내지 않는 잠재된 무의식이 빚어내는